배우자의 실직과 점포운영의 실패로 파산

신 청인 ***는 건설 현장에 다니는 남편 ***와의 사이에 세 자녀를 두고 경제적으로는 좀 부족하지만 단란한 가정을 꾸미고 살고 있었습니다. 그 당시 저희가족은 **동에 둥지를 틀고 있었는데, 남편이 직장을 다니던 중 IMF라는 것을 만나 직장을 잃게 되었고 그 후 여러모로 직장을 구하려고 노력하며 이곳저곳을 돌아다녀보았지만, 전국적인 경기 침체와 고용 불안 등으로 직장을 구하지 못하고 매일 헛수고를 하고 들어오기 일쑤였습니다.

그 러다보니 매일 매일 술로 시간을 보내게 되었고 때로는 집에 들어오지 않는 날도 잦아지고 해서 도저히 남편만 믿고 살 수 없는 처지가 되어 본인이 일자리를 찾아 다녔으며 노점상에서부터 공사장 잡부 일까지 이것저것 돈이 되는 일이라면 닥치는 대로 해보았지만 여자의 힘으로써는 한계가 있었고, 하루 일하면 이삼일씩 앓아눕다보니 도저히 생활이 되지를 않았습니다.

그 러던 차에 부천에 있던 어느 부동산 사무실에서 전화가 와서, 저희가 소유하고 있던 **동에 있는 산(임야) 그린벨트와 가게 전포를 바꾸자는 제안을 해왔습니다. 그 당시 그린벨트에 묶여있던 임야는 저희에게는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상황이었고, 마침 경제적으로 너무 어려운 처지에 놓여있던 저희는 아무런 의심 없이 중간 소개업자의 말만 믿고, 그 가게에 달려있던 은행 빚까지 책임을 지는 조건으로 그 제안을 받아들이게 되었습니다.

그 때 중개업자의 말로는 시장 안쪽에 있는 상가라 유동인구도 많고 장사를 하면 틀림없이 돈을 벌거라고 저를 부추겼고, 어떻게 상가에서 장사라도 해서 살아보겠다는 일념으로 별 생각도 없이 넙죽 받아들인 제안이었는데 막상 점포를 받고 보니 작은 분식점인대도 불구하고 생각과는 달리 장사를 시작하려는 제반 비용이 너무 많이 들었고 점포에 달려있던 담보대출금 이자만해도 만만치가 않은 금액이었습니다.

생 각보다 많은 돈이 들게 되자 당시 살고 있던 집까지도 근저당을 잡히고 대출을 받아 비용으로 사용을 하게 되었는데 기대와는 달리 장사는 너무 안 되고 이것저것 비용만 많이 들고 빚만 늘어나고, 시간이 지날수록 부동산 중개업자의 말과는 달리 점포에서 발생되는 수익은 거의 없는 지경이 되었습니다.

우 선 먹고 살아야하니 생활비는 물론이거니와 이자를 내지 못해 독촉이 심해지자 빚을 얻어 집과 가게에 달린 은행이자를 내며 살았습니다. 그러나 이미 점포에서는 십 원짜리 한 장 수익을 낼 수 없는 상태에서 유지비만 계속 들어가 밑 빠진 독에 물 붓는 꼴이 되다 보니 일찌감치 장사는 포기를 했고, 이자가 밀려 살고 있던 집도 은행 빚에 넘어가고, 거처할 곳이 없어 분식점에서 의자와 식탁들을 맞대놓고 노숙자처럼 살다가 그나마 코딱지만 한 그 가게마저도 98년 11월 경매로 넘어가고 저희 가족은 말 그대로 알거지가 되어 길거리로 나앉게 되었습니다.

지 금까지 여기저기 이사를 다닌 지도 벌써 수차례, 월세를 못 내서 1년에 한번 꼴로 이사를 해왔고 현재 살고 있는 집도 월세가 밀려있는 상황입니다. 남편은 오래전 공사장에서 막노동을 하다 귀를 다친 적이 있었는데 당시에는 간단한 치료만 받고 괜찮으려니 하며 잊고 살았는데 그 후 후유증으로 한쪽 귀의 능력을 상실해서 상대방의 말을 잘 알아듣지 못하는 상태라 대화가 원활하지 않아 일을 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인지라 2005년 7월 21일자로 청각 장애 4급 판정을 받았으며, IMF이후 줄곧 실직자가 되어 집에 들어오기를 거부하며 노숙생활을 하고 있어 저와는 별거상태로 지낸지가 벌써 몇 년이 되었습니다.

저 로서는 이런 여러 가지 일들이며 남편 일까지 정말 감당하기가 너무나 힘이 들었습니다. 생활비를 비롯하여 아이들 교육비에 은행과 카드 이자, 월세 등 돈이 들어갈 곳은 너무나도 많은데 돈은 없고 나이가 많아 일자리 구하기도 하늘의 별따기고 원금과 이자는커녕 먹고 사는 것도 감당이 안 되어 빚은 쌓여만 가고 도저히 복구를 할 수가 없었습니다. 이런 생활을 한지도 어느덧 십 수 년, 수면제도 사서 모아놓고 나쁜 마음도 여러 번 품었었지만 그래도 질긴 목숨 어찌하지 못하고 여기까지 왔습니다. 정말 되돌아보니 너무 험난하였고 무섭기만 합니다. 그것 때문에 심근 경색증에 협심증, 이제는 우울증까지 앓고 있습니다.

갚으려고 노력을 해보지 않은 것은 결코 아닙니다. 밤낮을 가리지 않고 뛰었지만 이제는 병까지 얻어 생활하기가 더욱 힘겹기만 합니다.

존경하옵는 판사님,

너 무 어려운 가운데 급한 나머지 결정한 한 번의 잘못된 선택이 이렇게 엄청난 고통과 고난이 될 줄은 정말 몰랐습니다. 이 벌레만도 못한 삶을 살고 있는 인간을 제발 불쌍히 여겨 구제해 주신다면 잘못된 과거를 반성하며 성실한 삶을 살겠습니다. 정말 많이 후회하고 또 후회하고 있습니다. 기회를 주세요. 열심히 살겠습니다. 판사님의 선처를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